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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한글‧한국어 문법 교육은 한류 지속의 든든한 토대
한글‧한국어 교육 강화는 '가장 쉬운 우리 문화의 세계화 전략'
 
조장훈대표기자 기사입력  2018/02/23 [09:18]

이 논평은 한글·한국어 교육 관련 학회 교수님들이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편집자 주]

 

얼마전, 체코에서 근무했던 국내 한 자동차 회사 직원 김봉관씨(가명)는 체코인들의 문화적 자부심이 대단해서 한국을 무시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들은 한국이 자동차는 잘 만든다고 하지만 문화적으로 체코에 비하면 한참 아래라는 투로 한국과 한국인을 무시하더라는 것이다.

 

▲ 지난 19일 서울교대에서 열린 '2121년 수능 출제범위 결정을 위한 공청회'. 이 자리에 참석한 서울대 구본관 교수는 "언어(문법) 과목 또는 영역은 국어과의 다른 영역의 주요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 조장훈대표기자

 

김봉관씨는 고민 끝에 우리 문화의 핵심인 한글에 대해 체코인 직원들에게 가르쳐 보기로 했다. 그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한글 창제 원리를 쉽게 설명한 책도 찾아가며 가까스로 PPT 자료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한글을 누가, 왜 창제했으며 얼마나 쉽고 재미있는 글자인지 알려주었다고 한다.

 

한글은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것처럼 유명한 서양의 언어학자인 레드야드(G. Ledyard)가 ‘문자학적 사치’라고 극찬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자다. 한글에 대해 알게 된 후, 체코인 직원들의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음은 물론이다.

 

문화의 힘은 이렇게 무섭다. 우리 문화의 힘은 한글과 한국어 교육에서 나온다. 1990년부터 아시아에서 시작된 한류는 이제 전 세계로 전파되어 나가고 있다. 한류의 시작은 드라마였고 영화나 케이팝(K-Pop)으로 이어졌다. 이제 외국 여행 중에 외국의 방송에서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이 낯설지 않으며,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한국 드라마나 한국 노래를 이야기하며 친근하게 대하는 외국인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이에 따라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는 1997년 첫해 2천여명에 불과했으나 한류 바람을 타고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7년에는 29만638명을 기록하여 누적 응시자 수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렇게 한류와 한글‧한국어 교육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우리 문화 전파의 첨병 노릇을 해 왔다.

 

그런데 최근 교육부는 2021년 수능 국어 시험에서 한글과 한국어 교육을 직접 가르치는 언어(문법) 영역을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한해 수천 명의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연세대 한국어학당 유현경 교수는 “외국인들이 처음에는 한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서 한국어를 배운다. 그러다가 한글이나 한국어를 깊이 있게 배우고 나면 우리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결국 우리나라를 지지하는 지한파가 된다. 이런 점에서 한글이나 한국어교육은 한류스타 못지않게 우리나라를 알리는 외교사절의 역할까지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가 한글이나 한국어 교육을 못하게 하는 조치는 이해할 수 없다.”라며 교육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지금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케이팝 그룹은 방탄소년단이다. 그런데 외국인들이 다는 댓글을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의 춤과 노래에 열광하는 외국인들은 노래나 춤뿐 아니라 한국어와 한글이 너무나 아름답다는 댓글을 무수히 달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 한글이나 한국어를 재미있게 배울 기회를 주는 것은 일시적인 한국에 대한 관심을 장기적인 것으로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교육부는 한글‧한국어를 수능에서 배제하려는 어떠한 방침도 즉각 철회하고, 오히려 자라나는 우리의 미래 세대들이 한글과 한국어를 잘 알고 외국인에게도 자랑스럽게 가르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고등학교에서 한글과 한국어의 체계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관심에서 소외된다면, 훌륭한 한글·한국어교사를 양성할 인적·지적 기반이 그만큼 극단적으로 약해질 것임은 두 말할 것도 없다. 한글과 한국어 교육은 우리의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사항이다. 한글‧한국어 교육의 강화야 말로 가장 쉬운 우리 문화의 세계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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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23 [09:18]  최종편집: ⓒ nanum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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