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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예선영, 큰바위 얼굴 영웅기 '진짜 매운 놈이 왔다' 작가
영암 월출산 ‘큰바위 얼굴’ 기지개, 왕인박사·도선국사 출생지
 
최진희 기사입력  2020/09/10 [18:22]

[취재=모닝선데이 소정현 기자/편집=최진희 기자]중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19세기 미국 소설가 나다니엘 호손의 단편 ‘큰바위 얼굴(The Great Stone Face)’(피천득 역)은 당시 청소년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청교도 집안에서 태어난 호손은 ‘주홍글씨’를 비롯해 교훈적인 글을 많이 남겼다.

 

 

수많은 청소년이 감동적인 문장을 읽으며 자기 나름의 큰바위 얼굴을 떠올렸고, 이를 닮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전남 영암의 월출산에 너무도 선명한 큰 바위 얼굴이 있다. 최근 “큰 바위 얼굴이 낳은 영웅! 진짜 매운 놈이 왔다”의 소설 단행본(도서출판 한얼)을 펴낸 예선영 작가를 만나보았다.

 

● 영암은 작가의 고향같은 곳으로 알고 있다.

 

▼ 월출산이 있는 영암 땅을 어여삐 여겨 산지 10여 년. 나는 월출산을 가끔 오른다. 달이 오르는 산인 월출산에서 꽃도 보고 새도 보고 꿈도 본다. 나는 거기에서 구정봉 큰 바위 얼굴에 오르는 것을 즐겨한다.

 

나는 10여 년 전 아들과 월출산을 오르면서 거대한 얼굴을 찾았다. 나다니엘 호손의 소설처럼 큰 바위 얼굴을 어느 날 뜻하지 않게, 마치 뜻한 듯이 큰 얼굴을 찾은 것이다. 가장 높은 천황봉(809m) 아래에 있는 구정봉의 기암절벽이 그 주인공이다. 큰 바위 얼굴로 밝혀지기 전까지는 장군 바위라고 불렀다. 얼굴의 길이만도 무려 100여m 이상이다.

 

월출산에 올라가보면 전체가 마치 역사박물관이다. 다양한 캐릭터가 가득한 문화 갤러리 같다. 이 산은 정말 ‘유니크’했다. 재밌는 바위들이 죄다 모여 있다. 이 바위들이 하나하나 살아서 움직여 다니기에 판타지를 넣었다. 월출산에 있는 모든 바위에 생기를 불어 넣어 소설에 집어넣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다양한 영웅들의 콘텐츠가 쏟아져 나온다. 큰 바위 얼굴이 있는 대조선 땅에 태어난 나도 바위냄새 물씬 나는 이야기를 써 보았다. 아주 매운 놈. 김치, 고추장처럼 매콤한 놈. 얼큰하고 시원한 정신이 박힌 캐릭터를 만들어 보았다.

 

큰 바위 얼굴이 있는 곳, 대조선 땅에서 세계를 호령할 인물이 나온다니, 문헌의 예언과 전설의 수준이 매머드 레전드 급이다. 나는  대한민국 큰 바위 얼굴을 아시아를 비롯해서 세계와 공유하고 싶어서 썼다. 나는 민족주주의자이긴 하지만 세계주의자이다. 큰 바위 얼굴은 인류를 위해 바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 큰 바위 얼굴은 미국 대륙의 전유물 아니었나?

 

▼ 큰 바위 얼굴 이야기는 호손의 것을 피천득이 번역한 단편 소설 ‘큰 바위 얼굴’(Great Stone Face)에 실려 있다. 장차 훌륭한 인물이 될 것이라는 말을 어머니에게 전해들은 주인공이 날마다 큰 바위 얼굴을 바라보며 꿈과 희망을 키워 나간다. 그러다 나중에 진짜 큰 바위 얼굴이 된다는 내용이다. 이 콘텐츠는 세계 청소년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미국 남북전쟁(1861∼1865) 직후. 소년 어니스트는 오막살이집 문 앞에서 어머니로부터 마을 앞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있는 사람 형상의 ‘큰바위 얼굴’에 관한 얘기를 듣는다. 아주 오래전부터 “언젠가 큰바위 얼굴을 닮은 위대한 사람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전설이 전해진 것이다.

 

소년도 위인을 기다렸다. 세월이 쌓이며 부자, 장군, 정치인, 시인 등이 마을에 나타났다. 그때마다 모든 사람들은 들떴으나 이내 실망을 하곤 했다. 그리고 어느새 어니스트의 머리에도 서리가 내렸다. 이마에는 주름살이 패이고, 양쪽 뺨에는 고랑이 생겼다. 그럼에도 어니스트 백발에는 더 많은 지혜로운 생각이 머릿속에 깃들여 있고, 이마와 뺨의 주름살에는 인생길에서 시련을 받은 슬기가 가득했다.…저 쪽 멀리, 황금처럼 빛나는 저녁노을 빛 아래 큰 바위 얼굴이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시인은 참을 수 없는 충동으로 팔을 높이 들고 외쳤다. “보시오! 보시오! 어니스트 씨야말로 큰 바위 얼굴과 똑같습니다.” 어니스트의 이름은 그가 살고 있는 산골 마을을 넘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60세를 산 나다니엘 호손이 46세에 쓴 단편 소설 ‘큰 바위 얼굴’의 한 부분이다.

 

애석히도 이 글의 무대인 미국 뉴햄프셔주 프랑코니아 주립공원 내 자연 암석인 ‘산의 노인(The old man of the mountain)’은 폭풍우로 형체가 매우 일그러졌다고 외신은 전한다.

 

● 영암의 지명부터가 매우 신령스럽다.

 

▼ 영암은 백제 때 월내군(月奈郡)이라고 불렀다. 영암(靈岩)은 한자로 풀어보면 신령스러운 바위를 뜻한다. 1897년에 만들어진 ‘호남읍지’에는 군(郡)의 이름을 신령 영(靈)자와 바위 암(巖)자의 영암(靈巖)이라 하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월출산 천황봉에서 동북쪽으로 약 100m 아래에는 통천문(通天門)이 있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바위굴이다. 월출산에서 하늘로 통한다는 데서 유래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李重煥, 1690∼1752)은 ‘택지리’에서 “월출산은 화승조천(火昇朝天)의 지세”라고 했다. 즉 아침 하늘에 불꽃처럼 기를 내뿜는 기상이라는 것이다. 실제 월출산은 화강암으로 된 바위산이다. 돌의 80%가 맥반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맥반석은 원적외선을 방출해 사람을 이롭게 하는 약석(藥石)으로도 불린다.

 

큰 바위 얼굴을 최초로 촬영한 사진작가 박철 씨는 “머리와 이마, 눈, 코, 입에 볼 턱수염까지 영락없는 사람의 얼굴 형상을 하고 있다”며, “태양 빛을 받아 형상을 드러내는 큰 바위 얼굴은 천기(天氣)와 지기(地氣)가 응어리져 나타난 웅대한 창조에너지”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암군민들은 큰 바위와 얽힌 예언으로 문화, 종교, 정치 세 분야에서 뛰어난 인물이 나타난다고 믿었다.

 

문화 분야에는 월출산 주지봉 아랫마을인 군서면 구림리에서 태어난 왕인(王仁) 박사가 있다.백제 근초고왕 때의 학자로 일본에 초청을 받고 건너가 논어와 천자문을 가르쳤다. 왕인박사 탄생지에서 4월에 열리는 ‘영암왕인문화축제’는 수많은 일본 관광객들이 성지순례처럼 찾고 있다. 이어 종교 분야에는 한국풍수지리의 대가인 도선국사(道詵國師, 827∼898)가 있다. 역시 구림리에서 왕인 박사 서거 500년여 만에 탄생했다. 이제 정치 분야만 남았다고 한다. 누구일지 궁금하다.

 

● 자신의 거인을 깨우는‘큰 바위 얼굴’은 유네스코에 등재 되어야 하지 않을까?

 

▼ 바위는 불이 나도 뜨거워질 뿐 없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의 정보와 인문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생물이라고 나는 본다. 삶의 진실은 작은 조약돌 하나에도 다 들어갈 수 있다. 그러니 이 바위가 낳은 영웅은 어떻겠는가!

 

아시아에서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인도의 타고르 시인이 고난 받는 대한민국이 장차 ‘동방의 등불’이 된다 했다. 아시아의 중심국가로 우뚝 설 것을 노래했었다. 그 예언의 도래는 큰 바위 얼굴 옆에 가면 선명해질 것이다.

 

세계 어느 것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큰 바위 얼굴이 동방에 나타났다. 우리나라에 세계 유례없는 큰 바위 얼굴이 엄청난 감동의 드라마를 품고 세상에 데뷔했다. 나는 바위냄새 진한 이야기, 자신안의 거인을 깨울 이야기를 나누면서 얼큰하게 해 주고 싶었다.

 

주인공이 날마다 큰 바위 얼굴을 바라보며 꿈을 키우듯, 평범하지만 비범한 큰 인물이 되는 이야기처럼 큰 바위 얼굴은 국민들에게 꿰뚫을 희망이다. 이 큰 바위 얼굴을 대한민국 랜드마크로, 최고 브랜드로 키워 세계 성지로 만들어 가는 지혜를 엄청 발휘해야 하겠다.

 

팬데믹이 앞으로 계속 될지 모르겠다. 이러한 가운데 큰 바위 얼굴이 아시아를 먹이고 살리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본다. 이제 세계 최고의 큰 바위 얼굴을 인류와 공유하면서 하나 되는 축제를 열자. 대한민국이 숨겨놓은 엄청난 보물 ‘큰 바위 얼굴’을 유네스코에 등재하여 세계에 널리 알려 정신문명의 메카로서 세계 일류 관광대국을 만들 수 있다.

 

[나눔일보 = 최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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