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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이순신 전사 기록한 '류성룡 대통력' 일본에서 환수
1598년 서애 류성룡의 파직에대한 여해(이순신 장군)의 탄식 기록한 내용도
 
조장훈 기사입력  2022/11/24 [14:23]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24일 오전 10시 30분 국립고궁박물관(서울 종로구)에서 일본에서 환수한 《류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柳成龍備忘記入大統曆<庚子>)》(이하 대통력)를 언론에 공개했다.

 

대통력은 오늘날의 달력에 해당하는 조선시대의 책력(冊曆)으로 농사 뿐 아니라 일상생활의 지침으로 활용되어 왔으며, 이번에 환수한 유물은 경자년(1600년)의 대통력이다. 이번 유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는 1599년(선조 32년, 만력 27) 금속활자로 간행된, 1600년 필사본으로 38×20cm 크기의 1책(16장)이다.

 

소장자는 책력에 자신의 일정이나 감상을 적어두는데, 이번 유물도 그 여백에 묵서(墨書)와 주서(朱書)로 그날의 날씨, 일정, 약속, 병세와 처방 등이 기록되어 있다. 문화재청은 기재된 필적과 주로 언급되는 인물, 사건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서애 류성룡(柳成龍, 1542~1607)의 문집인 「서애집」 중 류성룡의 연대기가 기록된「서애선생연보(西厓先生年譜)」와 내용을 대조해 본 결과, 서애 류성룡의 수택본(手澤本)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수택본은 소장자가 가까이 놓고 자주 이용하여 손때가 묻은 책을 말한다.

 

특히, 가철(假綴)된 이 책력의 표지에는 임진왜란기 충무공 이순신(李舜臣, 1545~1598) 장군이 부하 장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접 출전하여 전쟁을 독려하다가 탄환을 맞고 전사한 상황을 묘사한 기록이 담겨 있어 그 특별한 사료적 가치가 더욱 주목된다.

 

戰日 親當矢石 褊裨陣止曰 大將不宜自輕 □…(不추정)
[聽] 親出督戰 旣而爲飛丸所中而死 嗚呼 □…

 

전쟁하는 날에 직접 시석(矢石, 화살과 투석)을 무릅쓰자, 부장(副將)들이 진두지휘하는 것을 만류하며 말하기를 “대장께서 스스로 가벼이 하시면 안 됩니다. □… ”라고 하였다.
(그러나 듣지 않고) 직접 출전하여 전쟁을 독려하다가 이윽고 날아온 탄환을 맞고 전사하였다. 아아! □…
(탈초 및 번역 =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 / 자료 = 문화재청 제공)

 

원문 말미의 嗚呼(오호)는 탄식할 때 쓰는 한문 표현으로, 서애가 여해(이순신)의 죽음을 얼마나 애석해 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일본과의 임진·정유 7년 전란(왜란)이 끝나가던 1598년, 명나라 경략(經略) 정응태(丁應泰)가 '조선이 일본과 연합해 명나라를 공격하려 한다'고 본국에 무고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에 선조와 조정 중신들이 서애에게 이 사건의 진상을 변명하러 명나라에 가라고 요구했지만 서애는 노모가 있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이를 빌미로 정치적 반대파인 북인들은 남인들의 영수인 서애를 탄핵했고, 결국 삭탈 관직되어 이를 계기로 낙향했다. 이후 1600년 복직되었지만 벼슬을 하지 않고 1607년까지 저술에 힘쓰다가 세상을 떠났다. 이때 쓰여진 저작 중 하나가 '징비록'이며, 이번에 환수된 대통력이 이 시기에 사용된 수택본으로서, 부분부분 적힌 감상에 서애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여럿 확인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전사기를 기록한 이 책의 가철 표지에는, 서애 류성룡의 파직에 대해 여해(이순신)가 탄식한 내용도 전한다.

 

先已又言 初汝諧 在古今島 聞余被論罷 □…
太息曰 時事一至於此乎 自是每於船中 酌水 □…

 

이에 앞서 이미 또 말하였다. 당초 여해(汝諧)가 고금도(古今島)에 있을 때 내가 논핵을 받아 파직된 것을 듣고 □…
크게 탄식하기를 “시국 일이 한결같이 이 지경에까지 이른 것인가”라고 하였다. 이로부터 매번 배안에 있을 때는 맑은 물을 떠놓고 □…
(탈초 및 번역 =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 / 자료 = 문화재청 제공)

 

작수(酌水)는 맑은 물을 떠놓고 청렴을 다진다는 의미다. 여기에 적힌 '크게 탄식하기를(太息曰), 시사(時事)가 한결같이(一至) 어찌 이러한가(於此乎)'는 이순신과 류성룡의 안타까운 교감이 절절히 전해지는 대목이다.

 

대통력은 또한, 임진왜란기 군사 전략가로서 활약한 서애 류성룡 선생의 기록이자 「서애선생연보」에서 다뤄지지 않은 내용을 포함한 기록이라는 가치 외에도 ▲ 국내 현전하지 않는 경자년(1600년) 대통력이라는 점, ▲ 임진왜란 시 포로가 되어 일본에 압송되었던 강항(姜杭, 1567~1618)의 귀국 등 경자년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도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이번 《류성룡비망기입대통력<경자>(柳成龍備忘記入大統曆<庚子>)》는 김문경 교토대학 명예교수의 제보를 통해 그 존재가 알려졌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김정희)은 정보 입수 이후 수차례 면밀한 조사를 거쳐 지난 9월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고 전하고, 이번 환수는 류성룡 선생의 종손가 소장 자료들인 보물 「유성룡 종가 문적」에도 빠져있던 새로운 자료를 발굴해 찾아왔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고 강조했다.

 

또한, 향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안전하게 보존관리하면서 조선시대 과학문화재들과 함께 류성룡 관련 원천 자료로서 연구·전시 등에 폭넓게 활용할 예정이며,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이번 환수문화재 공개가 조선시대 기록문화 유산에 대한 관심과 자긍심을 고취하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것과 함께, 앞으로도 국외 중요 한국문화재의 발굴과 환수를 위해 현지 협력망 확대 등의 적극행정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국외소재문화재 매입사업은 복권기금으로 추진됐다.


[나눔일보 = 조장훈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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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11/24 [14:23]  최종편집: ⓒ nanum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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