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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우) 장서각(관장 주영하)은 우리나라 기록문화유산에 대한 국회와 정부의 관심 및 지원 촉구는 물론 수십 여만 점의 선대 자료를 기증‧기탁한 후손들에게 보답하는 국회 특별 전시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한국학중앙연구원(당시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은 1978년 개원 이래 반세기 동안 고문서의 가치 발굴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그 일환으로 오는 20일부터 3일간‘장서각 고문서 수집 반세기-500년 조선에서 찾은 보물’ 특별전시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회 교육위원회(안민석‧김병욱(국)의원)와 함께 우리나라 고문헌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알리는데 그 목적이 있으며, 특히 500년 종가에서 보관해오던 12만여 점의 고문서 및 유물을 장서각에 기증‧기탁한 후손들의 공헌과 도움에 감사함을 표하는 자리로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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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은 총 14건이 전시되며, 고문헌이 국가의 문화자산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 뜻을 함께해준 주요 종가에 맞춰 총 5부로 나눠 구성됐다.
제1부 ‘경주 경주손씨 송첨종가: 우연한 발굴’에서는 경주 양동마을 500년 종가 경주손씨 고택의 라면상자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지정조격'의 사연과 보존처리를 거쳐 보물로 지정된 이야기를 소개한다. 전시유물은 지정조격(보물), 손소 적개공신 교서(보물), 손소 적개공신 화상(보물) 등 3점이다.
특히, 지정조격(至正條格)은 1346년(고려 충목왕 2년, 원나라 순제 6년)에 간행된 원나라 최후의 법전으로, 중국에서는 이미 명나라 초기에 원본을 찾을 수 없게 되었고 이후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으며, 서명과 목록만이 청대 건륭제가 간행한 역대 중국서적 목록인 '흠정사고전서총목 등 후대의 문헌에 개략적인 내용만 전해져 오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03년 우리나라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서 조사 연구진이 이를 발견해 세상에 처음 알리게 됐다.
문화재청은 지난 2020년 6월 지정조격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하면서,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알려진 원나라 법전이라는 희소성과, 고려와 조선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법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우리나라와 세계 문화사에서 탁월한 의미가 있는 중요한 유물이라는 점에서 보물로 지정해 보존하고 연구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의미를 전하고, 외국문화재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은 '문화재보호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에 따라 외래품으로서 우리나라 문화에 중요한 의의가 있는 회화‧조각‧공예품 등은 국보나 보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도 함께 설명한 바 있다.
제2부 ‘안동 고성이씨 임청각: 가치의 재발견’에서는 500년 임청각 종가에서 일제강점기 동안 굳건히 자료를 지켜낸 맏며느리의 역할과 조선시대는 물론 독립운동에 관해 중요한 내용을 담은 기탁 자료를 소개한다. 전시유물는 이준형 유서, 박우종이 이상룡에게 보낸 한글편지, 허주부군산수유첩 등 3점이다.
제3부 ‘남원 순흥안씨 사제당: 지극한 보물’에서는 500년 사제당 종가의 가보 '기묘제현수필'과 '기묘제현수첩'의 표지를 접착 시트지로 처리했다가 표지의 훼손이 발생하자 장서각에 자료 보존을 의뢰했고, 장서각의 과학적 보존처리 방법을 통해 가문의 가보가 우리나라의 보물로 지정된 내용을 소개한다. 전시유물은 기묘제현수필(보물), 기묘제현수첩(보물) 2건이다.
제4부 ‘아산 선교 장흥임씨 종가: 보존을 향한 협동’에서는 400년 역사의 종중에서 선대의 초상화와 고문서의 훼손과 도난을 우려해 장서각에 자료를 기탁하고 이후 관련 연구 및 종중의 자료 보존을 위한 장서각의 노력을 소개한다. 전시유물은 임욱 초상, 1735년 임욱 노정기, 1735년 임욱 고신 3점이다.
제5부 ‘군포 동래정씨 동래부원군 종가: 명가의 명예’에서는 500년 종가에서 선대의 모든 자료를 지역사회에 위탁했다가 장서각의 연구와 보존 역량을 신뢰하고 2015년에 4천여 점의 모든 자료를 장서각에 기증한 내용을 소개한다. 전시유물은 정학묵 금관조복, 동래군필적, 동의보감(장서각본 동의보감 복제본(국보)) 3점이다.
특히 20일 개막식에서는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고문서를 기증·기탁한 후손들에게 국회 교육위원장 명의의 감사장을 수여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한편, 개막식에는 이번 특별전을 공동주최한 안민석‧김병욱(국) 의원을 비롯해, 유기홍 교육위원회 위원장, 이태규 국회의원, 이경훈 문화재청 차장, 교육부 관계자, 기증기탁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안병우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가문의 소중한 보물을 기증·기탁해주신 후손들과 상징적인 전시자리를 내어준 국회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국회와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바탕으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은 귀중한 기록유산을 후대에 전승하기 위해 전문 인력과 시설을 더욱 확충해 고문헌 보존처리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월 20일부터 3일간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 2층 제2로비에서 개최한다.
[나눔일보 = 조장훈 대표기자]